1.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네요. 요즘 제가 좀 바빴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문법 '이에요/예요'에 관한 것입니다. 문법 '이에요/예요'는 한국어 문법을 가르칠 때 거의 첫 번째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이에요/예요'는 명사를 서술할 때 사용하는 문법입니다. 이제 막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된 초보 학습자들은 먼저 명사, 즉 사물의 이름을 먼저 학습하게 되는데 이런 물건의 이름을 말할 때 사용하는 문법이 바로 '이에요/예요'입니다. 그래서 문법 '이에요/예요'를 제일 먼저 가르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관련되는 문법으로는 'ㅂ니다/습니다', 'ㅂ니까?/습니까?'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ㅂ니다/습니다', 'ㅂ니까?/습니까'보다는 '이에요/예요'를 더 많이 쓰기 때문에 '이에요/예요'를 'ㅂ니다/습니다', 'ㅂ니까?/습니까?'보다 먼저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습자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가르치는 학습자가 가장 재미있어 하고 쉽게 이해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즉 학습자에 따라 가르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1:1 수업이 아닌 경우에는 그렇게 할 수 없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문법을 가르칠 때는 크게 다섯 단계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합니다. '도입, 제시, 연습, 활용(숙달), 마무리'가 그것입니다. 각 단계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 일반적인 문법 수업의 5단계
- 도입: 학습자들이 목표 문법의 의미를 이해 또는 추측하게 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목표 문법 학습과 관련이 있는 선행 학습 내용을 활용해 학습자들에게 목표 문법의 의미를 알게 하는 단계가 되겠습니다. 다시 말해 학습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어휘와 표현, 문법을 활용해 목표 문법의 의미를 알게 하는 단계입니다.
- 제시: 이 단계는 목표 문법의 형태를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단계입니다. 즉 목표 문법의 형태를 칠판에 쓰거나 문형 카드, 또는 PPT 등을 활용해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합하는 단어의 조건에 따라 목표 문법의 형태가 달라진다는 것을 설명하고, 예시 문장을 선생님과 같이 듣거나 읽으면서 목표 문법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알게 하는 단계입니다.
- 연습: 도입과 제시에서 의미와 형태를 배웠으니까 이제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연습 단계에서는 학습자들이 목표 문법을 활용해 다양하게 연습을 시키는 단계입니다. 짧고 쉬운 문제를 먼저 연습하고 점점 더 길고 어려운 문제를 연습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 활용(숙달): 이 단계에서는 학습자들의 실제 생활 속에서 목표 문법을 사용해 보는 단계입니다. 즉 학습자들 본인과 관계 있는 내용을 목표 문법을 활용해 사용해 봄으로써 자신만의 경험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배운 목표 문법을 학습자들의 생활과 연계해 활용하면 기억에 더 오래 남을 것입니다.
- 마무리: 이 단계에서는 목표 문법의 의미와 형태 등을 다시 한 번 되짚어 주어 학생들이 목표 문법을 정리하게 도와주는 단계입니다. 아울러 집에서 연습하거나 활동해야 하는 숙제를 전하는 단계입니다.
실제로 수업을 진행할 때 각 단계는 물 흐르듯 진행되게 됩니다. 학습자들은 즐겁고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겠지만 그 속에는 선생님의 치밀한 각 단계별 준비와 연습이 녹아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3. 문법 '이에요/예요' 의미와 형태
- 의미: 문법 '이에요/예요'는 명사를 서술할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즉 '책이에요.', '한국이에요.', '학교예요.', '의사예요.' 등의 형태로 구현됩니다. 또한 이 문법은 문장의 끝을 올려 말하면 질문이 됩니다. '책이에요?', '한국이에요?', '학교예요?', '의사예요?'와 같이 구현됩니다.
- 형태: 이 문법은 항상 명사 또는 명사형의 어휘와 결합하고, 어휘의 끝음절에 받침이 있을 경우는 '이에요'와, 받침이 없을 때는 '예요'와 결합합니다.
4. 문법 '이에요/예요' 도입
자, 그럼 '이에요/예요'를 제가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학습자들이 앞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 '이에요/예요'를 학습하게 될 학습자들은 아마도 앞에서 한글의 모음과, 자음, 받침까지 공부한 상태일 것입니다. 즉 한글을 읽을 수 있는 단계의 학습자들입니다. 한글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단어들도 학습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재에서는 문법을 배우기 전에 어휘를 먼저 학습하게 됩니다. '이에요/예요'를 배우기 전에 나라 이름, 직업 이름, 물건 이름 등을 몇 가지 학습했을 것입니다. 저는 이것들을 활용해서 문법 수업을 진행합니다. 즉 앞에서 배운 내용들을 복습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입으로 전환합니다.
- 복습: 모음과 자음, 받침 등을 교사와 함께 읽으면서 학생들의 기억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모음 어휘, 자음 어휘, 받침 어휘 등을 역시 교사와 함께 읽으면서 복습니다. 어휘 복습의 예를 들면 선생님이 '나비' 어휘 카드의 글자 부분을 보이며 읽게 하고, 선생님을 따라 읽게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앞에서 배운 내용들을 학습자들이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합니다.
- 도입: 이번에는 '나비' 어휘 카드를 읽게 하고, 학습자들이 읽으면 칭찬한 후 선생님이 '나비', '나비예요.'라고 합니다. 이때 '예요.'를 강조해서 말하고 '나비예요.'를 판서한 후 '예요.'에 동그라미를 칩니다. 다음에는 '한국'그림을 보인 후 말하게 한 후 학습자들이 말하면 칭찬한 후, '한국', '한국이에요.'라고 합니다. 역시 '이에요.'를 강조해서 말하고 '한국이에요.'를 판서한 후 '이에요.'에 동그라미를 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3~5개의 어휘를 받침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섞어서 진행합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어휘를 말할 때 '이에요/예요'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게 됩니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이 그것을 알게 되는 것을 선생님이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문법 '이에요/예요'를 가르치기 위한 '복습'과 '도입'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문법 수업에서 '도입'이 가장 어렵고, 선생님의 창의력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대단한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업을 계속 진행하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입니다. 제시 단계, 연습 단계, 활용(숙달) 단계, 마무리 단계 등 '이에요/예요' 수업 진행을 위한 교안과 수업 자료는
여기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